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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잠재성장률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비혼문화 확산”-2024.9.9. (박재완 회장)

KCEE 기자 작성일2024-09-0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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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및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69·성균관대 명예교수)은 최근 보수 싱크탱크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많은 역량을 쏟고 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정치권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데에는 제대로 된 싱크탱크의 역할이 없었기 때문이란 분석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 7월 열렸던 한반도선진화재단 세미나도 보수 싱크탱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리였는데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여의도연구원의 역량이 과거만 못하다”는 지적에 고개를 끄덕였다. 박세일 전 이사장이 작고한 후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이끌고 있는 박 이사장은 최근 4개의 보수 싱크탱크와 연대해 정책을 제안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며, 재단 내에 ‘The 새로운 생각’이라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모임도 새로 발족했다. 주간조선은 지난 8월 21일 서울 중구 퇴계로2가에 위치한 한반도선진화재단에서 박재완 이사장을 만나 최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재단의 포부를 들어봤다. 

- 한반도선진화재단이 그동안 꾸준한 정책 세미나를 해오면서 정책 의제들을 다뤄왔는데도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우리의 메일링 리스트가 3만5000명이고, 1년에 홈페이지 방문자가 1400만명이다. 그럼에도 콘텐츠 자체가 빈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전달 방식도 조금 진부하다. 요즘 유행하는 쇼츠라든지 카드뉴스 같은 방식으로 전달하면 좀 더 나을 텐데 그건 또 품이나 비용이 많이 든다. 콘텐츠 개발도 벅찬데 인력이나 예산을 늘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만 업데이트된 콘텐츠들이 꽤 있기는 하다. 앞으로 서민들한테 소구력 있게 그런 콘텐츠들을 확산시키는 것과, 글로벌한 관점에서 독자를 확보하는 게 장기적으로 해야 될 과제다.” 

- 국민의힘에 대해 젊은층 사이에서는 ‘고관대작만 좋아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람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 플랫폼인데,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이번에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나온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처럼 이웃집 아저씨 같은 평범한 서민의 감성과 자질 등을 가진 분이 우파에도 많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지도자가 되려면 최소한의 큰 흐름은 알아야 한다. 또 나라나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 그런 것들은 어느 정도 깨닫고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싱크탱크가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우리는 큰 방향으로 이쪽 길이 맞다’라며 아침 등불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 젊은층은 정치적이라기보다는 실용적인 세대인데 보수진영이 그들의 생각을 담는 데 제 역할을 못한 것 아닌가. “역시 우리 노력이 부족했다고 봐야 한다. 간절히 원하지 않았다는 반성도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하실 때 추진했던 교통카드 정책이라든지, 버스 중앙전용차로 정책이라든지, 청계천 복원이라든지 그런 정책들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 아주 실용적이고 누구나 환영하는 정책들이었다. 그런 것들을 많이 찾아내야 한다.” 

- MB정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자원외교는 잡음이 좀 있었지만 지금 보면 정책방향 자체는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좀 근시안이라고나 할까, 멀리 내다보는 호흡이 길지 못하다. 제도적으로는 대통령 단임제라는 한계가 발목을 잡고 있어서 정부의 정책들도 5년 대통령 임기 내에 상당히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정권이 바뀌고 나면 국민들이 새로운 걸 많이 원해서 전임 정부 것을 부정하고 백지화하고 번복하는 그런 경우가 많다. 방향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전임 정부의 정책이 맞다면 그 정책을 이어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정책 중 지금까지 이어갔으면 하는 대표적 정책이 뭐가 있을까. “녹색성장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바뀌고 나서는 그런 말 자체가 없어졌는데, 그건 유럽에 있는 선진국들이 굉장히 박차를 가하고 있던 정책이다. 지금도 탄소중립 쪽으로 전부 다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때부터 준비를 해서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갔더라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싶다.” 

- 이명박 정부가 초반 광우병 사태 등으로 인해 정책 동력이 많이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유언비어에 휘둘리는 쏠림 현상도 강한 편이었다. 우리도 반성할 점이 많아서 억울하다는 얘기를 할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단 열심히 일했다는 것만큼은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죽창가’ ‘밀정’ 같은 얘기들에 휘둘리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그런 선전 선동에 대해서도 이제는 약간의 면역체계를 갖추게 되지 않았나 본다.” 

- 경제부총리를 맡을 때부터 잠재성장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많이 갖고 있었던 것 같은데 여전히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지금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10여년 전보다 경제가 더 어렵다. 성장률이 하락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크게 보면 인구 요인 쪽에서 양이 줄고 있다. 그리고 1인 가구가 너무 많이 늘어난다. 특히 비혼 경향이 너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금 고령화보다도 훨씬 심각한 게 비혼이다. 실제 비혼화는 고령화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것이 결국 저출산 문제와도 이어지는 것이다. 가족, 가정을 이루지 않으면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뒤집어 얘기하면 가족, 가정이 근로 의욕이라든지 저축 동기라든지 성실히 살려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 비혼은 단순히 저출산을 해결한다거나 재정을 투입하는 걸로는 해결이 안 되는 문제 아닌가. “착하게 산다, 성실하게 산다고 하는 것의 원동력이 가족이란 걸 알았으면 좋겠다. 젊은 제자들을 만나 보면 ‘아직 준비가 안 돼 결혼을 못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 준비가 안 됐다고 해서 결혼을 할 수 없다가 아니라 결혼을 해서 재산을 모으고 준비를 하는 거라고 바꿔서 생각해야 한다. 이건 전 세계 통계가 다 보여준다. 결혼한 사람이 혼자 사는 사람보다 소득도 높고 자산도 많다. 그리고 오래 산다. 이것이 전 세계 공통적 현상이다.” 

-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선거 캠페인에서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팀 월즈 후보가 ‘나는 아빠가 되었을 때 가장 행복했다’고 말하던데 좀 울컥하더라.  젊은이들이 가족 없이 혼자 살면 반쪽 인생도 될 수 없다는 것을 많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만달러, 4만달러까지는 왔지만 시키는 대로만 해서는 7만달러, 8만달러 못 간다. 혁신이랄까, 또는 탐구 역량을 길러야 하는데, 그걸 하려면 교육개혁이라든지 조직문화 개혁이라든지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노동개혁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다 어우러져서 전체적으로 나가야 한다. 그게 돼야 제조업 같은 것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더 차원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다음에 사회 갈등, 우리끼리 서로 태격태격하는 것을 해결해야 한다. 포용 역량이라고 제가 부르는 절제, 인내, 양보, 경청, 존중 그런 것들이 있어야 한다.” 

출처 : 주간조선(http://weekl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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