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경제교육단체협의회 회장(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교과서는 기업인의 공에 대한 평가에 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교육단체협의회는 경제교육 활성화를 목표로 경제단체, 금융기관·회사, 시민단체 등 45곳이 참여한 단체다. 그는 지난 2월부터 2대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청년들 장래 희망을 보면 1위가 교사이고 기업가는 20위권 밖”이라며 “지나치게 안정적인 직업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인의 창의력과 도전·모험정신, 애국심을 청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역사를 보더라도 지난 300년 동안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 주역은 기업인이었다”며 “최빈국이던 한국을 도약시킨 훌륭한 기업인이 많은 만큼 이들의 이야기를 널리 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교육 활성화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경제이해력 조사에서 초·중·고교생은 지난해 60점으로 겨우 낙제점을 면한 수준”이라며 “대학 수학능력시험에서 경제 과목은 겨우 2% 정도가 응시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경제를 많이 배울수록 이기적이고 경쟁적인 태도가 심화할 것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제교육은 오히려 공동체를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는 시민의식을 함양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너그러운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에게 상도의와 신용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경제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사 결과 국민의 97%가 경제교육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비해 최근 3년 내에 경제교육을 받은 사람은 2%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경제교육단체협의회는 탈북민, 자활청소년, 낙후지역 주민,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경제교육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