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기업가정신 진주 국제포럼 <박재완 회장 기조연설문> -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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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EE 작성일23-07-11 10:05 조회2,528회 댓글0건첨부파일
- 기조연설_기업가정신은 경제의 대들보.hwp (168.5K) 다운로드 : 9회 DATE : 2023-07-11 1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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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가정신은 경제의 대들보-
(K기업가정신 진주포럼 기조연설문 2023.7.10)
경제교육단체협의회 회장 박재완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충절의 고장이요, 인재의 산실이자, 한국 정신문화의 원류인 진주에서 열리는 뜻깊은 국제포럼에서 연설하게 되어 더없는 영광입니다.
무릇 부민안국(富民安國), 곧 개개인의 삶이 윤택하고 편안한 나라, 넉넉하고 너그러운 문명국가가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먼저 필요조건은 ‘집합적 인적 역량(Collective Human Competence)’입니다. 자원 부국을 빼면, 고소득국은 어김없이 시민의 역량이 높습니다. 자원이 변변치 않은데도 잘 사는 일본, 네덜란드, 스위스와 이스라엘이 그 본보기입니다. 일본은 20세기 초에 이미 문맹을 퇴치함으로써 강대국 반열에 합류했습니다.
사람의 역량은 3단계로 나뉩니다. 첫째, 문해(文解; Literacy), 수리(數理; Numeracy)와 컴퓨팅 등 기초(표준)역량입니다. 둘째, 탐구(Inquiry), 모험심, 창의력과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역량입니다. 셋째, 인지(認知), 공감, 소통과 협업하는 융합역량입니다. 앞에서 굳이 ‘집합적’이란 용어를 덧붙인 까닭은 이 융합역량 때문입니다.
역량만 뛰어나면, 잘 살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충분조건은 기여와 보상이 부합하는 공정한 시스템입니다. 기여와 보상이 어긋나고 특권이 난무하다 몰락한 공산권은 논외(論外)로 하겠습니다. 인도는 신분을 중시하는 카스트(Caste)제도가 열심히 일할 유인을 훼손해 잠재력에 못 미치는 발전단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도 건국 직후 사유재산을 부정한 키부츠(Kibbutz) 공동체를 도입해 어려움을 겪다 1980년대 중반 시장경제로 전환한 뒤에야 도약을 거듭했습니다. 무모한 사회주의 실험으로 몸살을 앓은 1960~70년대 영국, 한때 미국보다 부유했으나 중소득국으로 추락한 아르헨티나,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량을 지닌 베네수엘라의 오늘날 혼란상도 반면교사(反面敎師)입니다.
지난 70년 한국경제의 발자취에 대입하면, 부민안국의 조건을 뚜렷이 되새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최빈국에서 단기간에 고소득국으로 도약한 원동력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산업화에 걸맞은 인적 자원이 크게 확충됐고, 둘째, 시의적절한 국가 전략과 공정한 시스템도 마련됐습니다.
우선 광복 후 재외동포 환국, 한국전 피난민 유입, 전후 출산 붐으로 인구가 급증했습니다. 인력의 질도 비약적으로 향상됐습니다. 교육열과 함께 정부와 종교계의 사학 육성 노력에 힘입어 1945년 78%이던 문맹률이 1966년 1%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아울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양성한 이공계(STEM) 표준인력이 대거 배출되어 한국경제의 뼈대를 이룬 대량생산 제조업의 기반이 됐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이공계 대학 정원은 독일, 영국과 프랑스를 합친 숫자보다 많습니다. 사업 기회와 일거리를 찾아 고향과 조국을 벗어나는 도전과 모험이 활발했고, 현장에서의 임기응변과 돌출된 난제의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는 등 혁신역량도 배가됐습니다. 기업가정신이 싹튼 것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건국 세력은 당대를 풍미하던 사회주의와 계획경제 대신에 자유민주주의와 제한적이나마 시장경제를 선택하고, 유상 수용과 분배 원칙에 입각한 농지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그리하여 누구든 부지런히 일하면 보상받을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군사정권의 혜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정된 자원을 연구개발(R&D), 수출과 중화학공업 등에 거점 집중(Hub & Spokes) 방식으로 투입해 성과를 극대화했습니다. 표심에 편승한 근시안과 당리당략보다 전문가 의견을 존중해 백년대계와 국리민복을 앞세웠습니다. 그 바탕 위에 기업가정신이 만개해 혁신이 거듭되며 마침내 기적을 일궜습니다.
한반도 분단 직후 북한은 남한보다 3배 이상 잘 살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 남한은 북한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8.5배 더 많고, 기대수명은 13세 이상 더 길어졌습니다. MIT의 대런 아세이멀루(Daron Acemoglu)와 시카고대 제임스 로빈슨(James Robinson)이 역저 “국가는 왜 실패하나(Why Nations Fail)”에서 설파했듯이, 남북 시스템의 극명한 차이 말고는 그 까닭을 찾기 어렵습니다.
인류의 삶이 지난 300년 동안 획기적으로 나아진 것도 시장경제가 촉발한 혁신에 기인합니다. 사유재산, 분업, 무역, 주식회사, 복식부기, 금융 등 새 제도(Institutions)가 생산성을 기하급수로 끌어올린 덕분입니다. 그 주역은 단연 기업이었습니다. 노벨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은 기업이 없었다면, 아직도 우리는 중세 농경사회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20세기 전반 가장 큰 영향력을 떨친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Joseph Schumpeter)도 기업의 혁신을 성장의 핵심 동인으로 여겼습니다. 그는 혁신 지향적인 시장의 힘이 ‘보이지 않는 손’이나 가격경쟁보다 더 낫다고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기술혁신이 초래하는 일시 독점과 초과이윤은 경합자나 모방자에 의해 희석되며, 기업에 신제품과 공정을 개발할 유인을 주므로 폄훼해선 안 됩니다. 이처럼 기업가의 야성이 빚는 ‘창조적 파괴의 강풍(Gale of Creative Destruction)’에 주목한 슘페터는 누구보다 더 적확히 시장경제의 정수를 꿰뚫었다고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하 본문은 게시판 글자 수 제한으로 첨부 파일을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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